부럽다.
아기를 낳고 보니 더 부럽다.
나의 자식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
누리지 못하는 것들이 없었으면 좋겠다.
남들 하는만큼은 해주고 싶은데
남들 하는만큼이 벅차게 느껴질 때가 가장 속상하다.
이럴 때는
서울에 등기친 거 팔고
사다리 오르겠다는 욕심 내려놓고
투자 포부 줄이고
수도권에 신축으로 집 한 채 사서
나도 호텔에서 돌잔치 하고 싶고
아들, 부모 예쁜 한복 입고
사진작가 고용해서 사진 앨범도 남기고 싶고
그런데
현재 우리 가족이 가진 돈은 한계가 명확해서
이리 아낀 것을 저리로 쏟다보니
아무래도 힘을 덜 줘야할 곳들이 생긴다.
모든 것에 기회비용이 있고 선택을 해야만 한다.
더 나은 미래를 위해
지금 좀 빠듯하게 살자 주의로 방향성을 잡고 노력중이지만
내 욕구는 쉽사리 기존의 소비습관을 버리지 못하고
소비자로서의 눈도 높고
직업이 직업인만큼 남들보다 디테일하게 보이는 것도 많고..
더 예쁘고 더 멋진 것을 누리고 싶은 기준과 욕망이 더욱 거세다.
괴리는 당연히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
성격 급하고 기복 심한 나로서는
아직도 이 길이 버겁다고 느껴질 때가 불쑥 불쑥 자주 온다.
남들처럼 살다간
시간이 흐를 수록 남들처럼 못 살게 될 것 같아서.
더 잘살자고 하는거니까... 라고
역시나 이 글은 또 이렇게 마무리 하겠지.
미래의 우리 가족은
지금 이 날들을 부디 추억하기를 바란다.
그래 그 땐 그랬었지. 추웠었지.
막막했었지. 힘들었었지.
꿈을 이룬 현실에서 과거를 아련하게 추억하기를.
지금 너무 예쁜 우리 아들
비록 지금은 한 푼 두 푼 모아가며 아껴서 해주지만
네가 자라면 네가 원하는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도록
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게.
지금도 사랑만큼은 어디에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
너에게 주고 있으니
그래도 마음의 짐을 조금은 던다.
* 어린이집 일주일간 겨울방학을 보내면서
아들을 남쪽 지방 친정에 맡기고 일하는 엄마가 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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